각양각색이다. 2018학년도 각 대학 입학 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확대 외 일정한 흐름을 찾기 어렵다. 일부 학교는 상반되는 방향으로 변화를 줬다. 연세대와 동국대는 내신만 반영하는 교과전형을 전면 폐지했지만, 한양대는 교과전형에서 면접을 없애고 내신만 반영하기로 했다. 논술의 경우, 고려대는 전면 폐지했으나 한양대는 의예과에서 신설했다. 올해 전형 변화가 큰 대학 위주로 입시안을 살펴봤다.
연세대는 지난해 257명을 선발한 교과전형을 폐지하고 올해 면접형 학종을 신설했다. 1단계에서 학생부,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40%와 면접 60%로 총 260명을 뽑는다. 학교 현장이 과도한 내신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는 자체 평가를 통해 내린 결단이다. 면접형 학종에서 면접은 2번에 걸쳐 진행한다. 1차에선 제시문 해결을 통한 인성 및 논리력을 보고, 2차에선 학생부 진위를 확인한다. 김응빈 연세대 입학처장은 “교과 내용이 아니라 인성이나 학생부 기재사항을 확인하는 차원이므로 사교육이 필요 없다. 사교육을 받으면 오히려 답변이 정형화돼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술고사 일정은 수능 이후로 미뤘다. 그간 수능 전 논술을 보러 서울까지 와야 하는 지방 학생 등의 불편을 없애기 위한 변화다. 다만 논술전형 규모는 해마다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고려대는 논술전형을 전면 폐지했다. 지난해 무려 1040명을 선발한 대표 전형을 없앤 것이다. 학교 관계자는 “고교 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논술전형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다년간 사교육 영향 평가를 시행한 결과 다수 학생이 논술고사 준비를 사교육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수년에 걸쳐 추적 조사한 결과 학종으로 입학한 학생의 학업 성취도 및 만족도가 높았던 것도 주요 원인이다. 기존 논술전형 인원은 학종으로 배분됐다.
나머지 수시 전형에도 변화가 있다. 학종은 일반·고교추천Ⅱ, 교과전형은 고교추천Ⅰ으로 정리됐다. 일반전형은 지원 제한 없지만, 고교추천Ⅱ는 학교 추천을 받은 학생만 지원할 수 있다. 두 전형의 1단계는 서류 100%로 같다. 2단계의 경우, 일반전형은 1단계 성적 70%에 면접 30%를 반영하고 고교추천Ⅱ는 1단계 성적 50%에 면접 50%를 본다. 고교 추천을 받은 학생들은 대체로 내신이 엇비슷하므로 면접에서 더 많은 것을 확인하겠다는 의도다. 학종과 교과전형은 모두 학생부 기반 면접과 지문 제시형 면접을 진행한다. 지문제시형 면접은 합리적 사고 과정을 주로 본다. 최인식 고려대 입학팀장은 “면접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 답변엔 ‘이런 질문엔 저렇게 답변한다’는 일정한 경향성이 있다. 이는 입학사정관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교과전형이었던 학교장추천전형은 1단계에서 교과 90%와 비교과 10%를 반영했는데 (교과전형임에도)비교과로 당락이 갈리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 때문에 올해는 교과전형인 고교추천Ⅰ에서 1단계를 교과 100%로만 3배수를 뽑기로 했다. 2단계 방식도 바꿨다. 학교장추천전형은 1단계 성적 70%와 면접 30%를 반영했지만, 고교추천Ⅰ은 면접 100%를 반영한다. 최 입학팀장은 “성실하게 공부해 온 다수 지방고 학생들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논술 60%와 서류(외부 실적 반영) 40%를 합쳐 선발하던 과학인재전형을 폐지했다. 이 전형 정원인 193명은 학종과 소프트웨어과학인재전형으로 배분됐다. 이번에 신설한 소프트웨어과학인재전형은 60명 정원이며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등 서류만 평가한다. 안성진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성균관대엔 어학특기자·과학특기자전형이 없으므로 소프트웨어과학인재전형이 유일한 특기자전형이다. 페이스북 CEO인 마크 저커버그처럼 미래 산업을 이끌 IT 인재를 키우려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학종 글로벌인재전형 중 의예·교육학·한문교육·수학교육·컴퓨터교육·영상학·스포츠과학 분야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는 대신, 2단계에서 지난해 없던 면접을 실시해 총 20% 반영한다. 안 입학처장은 “의학 및 사범대 같이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특정 분야에 한해 인성 면접을 신설한다. 정신과 전문의 등 각계 전문가 집단이 참여해 면접 문항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는 2018학년도부터 교과전형에서 면접을 폐지했다. 내신만 반영한다는 얘기다. 지난해는 1단계에서 교과 100%, 2단계에서 면접 100%를 반영했다. 3년간 성실하게 교과 성적을 관리해온 학생을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도한 내신 경쟁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국중대 한양대 입학사정관팀장은 “학교에서 향후 이를 보완할 방안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예과는 작년에 없던 논술전형(수리 논술)을 신설해 수능 최저학력기준 없이 10명을 뽑는다. 정시 인원에서 옮겨온 인원이다. 학교 측에 따르면 학생부를 30% 반영하지만 교과 등급 간 점수가 작아 사실상 논술 점수로 당락이 갈린다. 국 입학사정관팀장은 “현재 논술은 교과 과정 범위 내에서 출제하므로 공교육 내에서 성실하게 공부한 학생이라면 충분히 풀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논술은 사교육이 필요할 만큼 어려웠던 2013학년도 이전 논술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동국대는 학생부교과전형을 전면 폐지했다. 지난해 이 전형으로 288명을 선발했다. 강삼모 동국대 입학처장은 “내신 1~2점을 놓고 마음 졸이는 소모적 경쟁을 막기 위해 교과전형을 없애고 해당 정원을 학종(학교장추천전형)으로 옮겼다”고 했다. 학교장추천전형은 각 고교 교장이 계열별로 2명 이내를 추천해 지원하도록 한다. 학교 측은 “대학에서 입학사정관이 짧은 시간 면접 보는 것보다 3년간 학생을 자세히 관찰한 교사들 판단이 더 정확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학교장추천전형은 ‘서류 100%’만으로 구성한 전형이며 면접 등 별도 서류 검증 절차가 없어 “사실상 교과전형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강 처장은 “학생부를 면밀히 검토해 교과와 비교과의 조화가 어우러진 학생을 선발할 것”이라고 했다.